본문 바로가기

2009.01.22

1월 22일의 용산.

6명의 소중한 생명을 잃어 버리게 한, 용산에 다녀 왔습니다.
만신창이가 되어있는 건물을 통해, 그날의 상황을 느낄수가 있었습니다. 


'살인 경찰 물러가라' 라는 문구가 눈에 띕니다. 물론, 경찰들에게도 잘못은 있겠지만 
 정말 물러갈 사람은 그들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철거민들은 서로의 어깨를 기댄채, 서로를 의지삼아 건물 앞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혼자였다면, 아픔의 기억이 묻어 있는 저 건물을 꼴 보기 싫겠죠.. 하지만 자신들이 물러나면 전국 어디서든, 똑같은 상황이 또 벌어질 것이라걸 너무나 잘 알기 때문에, 너무나 큰 아픔의 장소에서 서로를 의지한채 가지 못하고 지키고 있었습니다.


그들이 지금 추위로 부터 자신들을 지켜낼 수 있는 건, 장작 불 하나 밖에 없었습니다.


따듯한 가슴으로 국민의 손과 발이 되겠다던, 국민의 소리를 언제나 귀담아 듣겠다던 경찰들은 결국 국민의 목숨을 빼앗아가는도구가 되었습니다.


'나는 죽었습니다.'라는 글을 읽으며, 그들이 죽어갈때의 고통을 느껴봅니다.
아마, 몸의 고통보다는 억울함이라는, 그리고 남겨진 가족들 생각때문에 더 아팠을꺼 같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부디 하늘나라에 가셔서 편안하게 사시길 바래 봅니다.


자신들을 위해 먼길을 찾아 오는 시민들이 고마워, 아직 몸을 추스릴 겨를도 없을 텐데...
오랜 시간을 묵묵히 빈소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언론을 보고 있으면...
순수하게 생존권을 지켜려고 했던 그들에게...
세상은 너무 많은 것들을 뒤집어 씌우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저 흰 국화가 더 마음에 와 닿습니다.
흰것을 그저 하얗게 봐주면 좋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그들에게 응원의 메세지를 전달해 주면 좋겠습니다. 그들은 결코 대테러범이 아닌, 우리의 이웃이였으니까요...


경찰들이 생각이 있어...
바닥에 매트리스만 깔았어도, 이렇게 큰 인명 피해는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들은 처음부터 제대로 된 작전이 아닌, 마구잡이식 진압을 생각하고 있었던거 아니였을까요!? 


건물은 1층 내부는 이미 산산 조각이 나 있었습니다. 깨어진 유리조각들 처럼.. 이미 일은 다시 돌릴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저 모든 일들이 잘 마무리 되기만을 바래 봅니다.


해가 기울어지자, 저녁밥을 해먹기 위해서 그들은 자신들이 운영하던 가게로 음식을 가지러 리어카를 끌고 길을 나섭니다.
이제 그들은 단순한 의식주 조차도, 먼길을 돌아가야만하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우리 모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단순히, 사건만을 아닌..
그 안에 있는 주민들의 마음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밤을 대비해, 비닐로 바람막이를 칩니다. 밤엔 바람이 많이 분다는데.. 그리고 내일 아침은 더 추워 진다는데..
마음은 추워도 마음만은 따듯하면 좋겠는데... 비닐과 장작불은 너무 약해 보입니다.


사망사건 진상규명단이 발표한 내용이.. 여과없이 국민들에게도 전달되기 만을 바래 봅니다.
판단은 국민들의 몫일 테니까요.


5차선이였던 도로는 경찰들의 차로인해 3차선이 되었습니다. 그들은 도로 전체를 장악하고 있었습니다.
외부에서 보면 그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알 수 없도록 차로 막아놓고 있었습니다.
기자회견도 서명문 발표도..
건넛길 시민들에게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할머니 한 분이 기자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기자회견 내용을 듣고나서, 같이 계신분들에게 이야기 해줍니다.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는 분들의 얼굴에는 근심이 가득합니다.


아저씨 한분은 답답한 마음에 연신 담배만 피십니다.
담배 한 모금에서 나오는 연기의 무게가 제 마음도 무겁게 누르는 순간 이였습니다.
                
피곤하신지 잠시 의자에 앉아 눈을 감습니다.
잠시 동안이라도 마음의 짐을 잊어 버리고 편안히 자면 좋을텐데,
돌아가신 분들에 대한 미안함 때문인지, 의자에 앉은채 선 잠을 잡니다.


서울시가 원하는 서울은 어떤 모습이길래..
이렇게 많은 시민들에게 아픔을 주는 걸까요!?
많은 시민들의 아픔위에 세워진 번지르르한 건물들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